결혼식 날 부터 남편은 식중 내내 벌벌 떨고 있었다. 그리고 신혼여행에 가서도 제대로 뭔가 즐기기 보다, 잠만 자고 싶어하는 듯하는 모습에, 너무 실망스러워 ... 나는 서운함에 내내 무표정으로 별 말없이 있었다. 그게 시작으로, 우리 결혼 생활은.. 시작부터힘겨웠다. 왜 그런지 몰라, 주위에서 하는 말들로 대처해보기도 하고, 또 좌절하고, 내안의 기준과 상처로 오해도 하고, 본인도 본인이 감당할 수 없이 힘듬에도, 내가 함께 힘들어함에 또 한번 더 좌절하며, 남편은.. 좀 괜찮아져서 힘을 내더라도 다시 또 주저앉게 되고, 그 루틴을 반복하며. 서로가 너무 지쳐있었다. 저 사람은 나를 좋아하지 않는걸거라고 생각하며, 이혼을 결심한적도 있었다. 그러나 늘 그때마다, 저 사람이 자기도 어쩔 수 없는 무언가가 본인을 괴롭히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. 그래서 함께 해결해보려고 이야기도 들어보고 공감해주려고 하고, 충고도 해주고.. 하지만 그럴 수록 상황은 더 악화 되었고, 나 역시 함께 힘들어지고, 본인의 스트레스의 탓을 나로 돌리려고 하는 그 사람을 볼때 너무 실망스럽고, 내 상처가 깊어짐을 느꼈다. 말도 안되는 상황이 너무 많이 일어났다. 노력할 수록 힘들어지고, 나는 뭔가 내가 무언가 잘 못 살아온것만 같이 느껴졌다. 주위의 말을 더 이상은 들을 수가 없었다. 아무도 답을 알려주는거 같지 않았고, 너무 이 상황을 모르고 함부러 이야기하는 같았다.
그러던 중, 우연히 유투브에서 김범영 샘 강의하나를 찾았다. (그전에는 남편이 우울증이나 불안증이라고 알고 있었던, 부모님의 말에 그런 관련 영상을 보며 남편에게 적용해보았는데, 오히려 상황이 악화가 되거나, 더 힘들어하는걸 느껴서.. 참 조심스러웠다. ) 정말 조심스럽게, 거기서 강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... 남편에게 .. 혹시.. 이래서~ 이래서~ 그런거야?!라고.. 정말.. 거의 포기하듯 말했는데, 눈이 반짝! ..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던걸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.. 드뎌 누군가.. 본인을 알아주는거 같다는 생각에 너무 좋아했다. 그렇게 나도 함께 우리는 테라피투어를 시작했다.
그리고 또 다시 힘겨운 여정이었다. 테라피투어를 시작하기 전에도 , 하면서도, 후에도.
처음에 우리는 가면 바로 치료가 되는 줄 알았다. 너무 들떠서 기대가 컸나보다. 그러나, 가서도 남편은 며칠은 너무 재미있어하며, 좋아하다 또 힘들어하며, 그 전보다 더 좌절하며, 엄청 절망했다. 그걸 보는 나도 너무 절망스러웠다. 나도 그 치료라는게 뚝딱 되는건줄 알았으니. 남편이 절망하며 하는 말들을 나는 범영샘에게 원망하듯 메일을 보냈던 기억이 있다. 그리고, 거의 포기를 하고 있었다. 둘다. 그러던 중 우연히 포럼하나를 봤는데, 분명 외도포럼인데.. 남편의 패턴과 너무 같았다. 깜짝 놀랬다. 저걸 어떻게 저렇게 알 수가 있지?! 분명 남편과 나와 둘 사이에 일어난 일인데.. 그리고 그 다음 포럼부터 참석하기 시작했다.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됬다. 과제도 무슨 말인지 잘 몰랐다. 그냥 해라는데.. 뭘 해라는건지도 잘 몰라서.. 뭐 어차피 내가 중요한게 아니라고 생각하며... 난 그냥 하는 시늉만 한거 같다.
그러다, 메일 점검하면 늘 오는 답장에는.. "남편 신경쓰지 마세요. 본인 치료에 집중하세요." ... 포럼에 가면.. 늘 "남편 신경 꺼라니깐" 이말을 듣다 보며.. 내가 뭔가 잘 못하는거 같았다. 정말 이해가 안됬다. 무슨말인지.. 근데, 주신 책도 읽지 마라고 하시고, 생각도 하지 마라고 하신다. 정말 뭔지 모르고 그냥 ..해라는 대로 했다. // 그러면서, 우선은 내가 신경을 안 써도 되니, 맘은 편했다. 근데 남편이 과제를 안하면서 혹은 하면서도 힘들어하면 다시 신경이 쓰였다. 그때 신경을 안 쓰는게 과제하는건지는 나중에.. 한참 더 있어야 알게되었다. 긴 여정이었다. 치료를 하면서도 나는 상처가 많이 올라왔는데, 그때 마다 치료과제를 하는게 과제라는것도 한참 되어서야 이해가 되어, 실천하기 시작한거 같다. 잡힐 듯 말듯.. 뭔가 알 듯 말듯 하면서.. 처음에는 내가 뭘 하고 있는건가로 시작해서... 조금씩.. 이 치료에 대해.. 이해가 되기 시작하면서.. 더욱 신뢰가 커진거 같다. 더욱 치료과제에 집중한거 같다. 그러면서 언제부터인가, 정말 해라는 대로만 그대로 할려고 노력한거 같다. 지금도 마찬가지다. 늘 치료과제 책상 앞에 붙여 두고, 늘 체크하고, 녹음과제는 정말 틈틈이 듣고, 점검 메일 보내고, 늘 같은 답장이지만, 가끔은.. 소리내서 읽어보기도 하고, 가끔은 다시 들어가서 답장을 읽어보기도 한다. 그대로 실천하고 싶어서...
지금은 테라피투어를 한지 2년4개월정도 된거 같다. 말씀하신대로, 정말 변해가는 내 모습에 웃을 수 있고, 녹음과제에 나오는 말처럼, 누가 먼저 서로에게 치료해라고 말할수 없다. 내 행복이 먼저고, 내 감정 나만 만들 수 있고, 내 인생 그 자체만으로 고유한것이다. 누구를 탓하지도 원망하지도 않게 되었다. 내 행복은 내가 지킬 수 있는거니깐. 그리고 인간관계에서도 날 돌아보게 된다. 남의 말에도 무작정 쫓지 않는다. ..... 많은 변화가 일어남을 느낀다..
우린 둘다 치료중이다. 남편은 한동안 또 힘들어 쉬고 있지만, 난 내 행복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. 오늘 산책을 함께 하면서.. 남편은 걸으면서 내내 옆에서 이야기를 한다. 그리고, 범영 샘을 만나서 그래도 난 이 가정을 지킬 수 있음에 너무 감사하다고 한다.. 그리고 보태길, 내가 편해 보여서 좋다고 하고, 잘 웃어서 정말 감사하다고 한다. 그리고, 아직 본인은 힘든게 남아있지만, 범영 샘이 첨에 말한거처럼 산소호흡기는 가져온거 같다고 한다... 힘들때 서로가 서로를 탓하지는 않을 수 있고, 편하게 지낼 수 있음에 너무 감사한다. 남편은 과제를 다시 시작하기 무서워한다. 으~~ 스트레스 받는걸 아니깐, 책만 봐도 끔찍하다고 한다.. 범영샘이 해주신 말씀처럼, 난 격려는 하되, 내 과제에 집중하려고 한다.
예전에 부부들이 이혼하는거 보면 너무 안타깝다고 하셨던 걸 범영샘 책에서 본적이 있는거 같다. 그 맘을 알거 같다..
음...
너무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, 어떻게 여기에 글을 시작해야 할지, 얼마나 간결하게 말할지 고민이 되었다.
사실 위에 적은 내용 이상으로. 내 생각에... 내가 삶을 살아가는 기준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음을 느낀다..
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였고, 세상을 다시 보기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고, 그동안 무언가를 쫓으며 살았던 내 자신을, 내가 알지 못했던 내 자신을, 알게 되는... 시간이였다.
아직도, 인간관계에서는 겁이 나는 부분이 있다. 갈등에 대한 두려움도 있고, 하지만, 내가 나를 보호할 수 있을거 같은 생각은 든다. 그리고, 그럴 때일 수록 치료과제도 하고, 녹음과제도 들으면서. 200가지 기준들이.. 내 무의식에서 나에게 힘을 줄거라 믿는다.
내가 왜(?)라고 하며 처음에는 치료에 대해 거부감이 있었지만, 정말 내가 잘 한것중 하나가 난 이 치료를 시작한거라 생각하며 감사해한다.
여기까지 편하게 지금까지 저의 치료여정을 적어보았습니다!
댓글목록
작성자 마음치료센터
작성일 2021-04-26
평점
또한 치료과정의 기본은 1)마음교육(마음이 작용하는 원리), 2)치료과제(상처치료), 3)치료점검(치료와 행복능력을 위한 의지와 노력의 지속), 4)포럼영상(마음교육의 응용연습) 등이 하나로 결합되어 있습니다.
두 분은 이미 치료과정(3~6개월 소요)은 끝났지만, 재발을 예방하고 행복능력을 만드는 회복과정(1~3년이상 소요)에 있습니다. 따라서 치료과정에서 편안해졌을 때 치료과정을 중단하거나 게을리하면 무조건 재발이 되면서 더욱 힘들어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니, 회복과정이 끝나고 완치판정을 할 때까지는 초심을 잃지 마시고 꾸준하게 지속하시기 바랍니다.
치료점검을 지속하고 있겠지만, 가끔 힘이 들때는 회원님이 쓴 글을 읽어 보시고 초심을 잃지 않도록 하시기 바랍니다.
분명 완치되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그 때가 올 것입니다.